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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ART, REACHING OUT TO THE WORLD

2023.05.18- 2023.07.02
Kim Sundoo, Kim Geonil,Kim Jungsun,Ahn Sungkyu,YiYi Jeongeun,Lee Jongsong,Lee Hanjeong,JangSooji,Jeon Bongyoul,Chung Sanggon,Choi Jihyeon,

헬렌앤제이 갤러리 개관 1주년 전시, ‘한국의 미술, 세계로 나가다’

 

이번 전시는 특별히 헬렌엔제이 갤러리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김선두, 김건일, 김정선, 안성규, 이이정은, 이종송, 이한정, 장수지, 전봉열, 정상곤, 최지현의 작품을 선보인다.

바라보는 시선과 모습은 각자 다르지만 매우 독창적이며, 세대와 나이를 뛰어넘어 각자 독특한 시각을 가진 작가들이다. 학교, 나이, 경력 그리고 그림에 대한 화풍과 경향도 모두가 각각의 특성을 보여준다.

 

김선두는 한국화에 정통성을 지키면서 풍경에서 수묵과 채색으로 주목받는 작가로. 장지에 수십 번 분채로 덧칠해 삶의 느린 풍경을 깊은 삶의 여백 속에서 낮별의 화폭을 만들어낸다. 언제나 꽃과 자연, 그리고 풍경들이 생명력을 가진다.

 

숲의 작가로 불리는 김건일은 실제의 숲과 가상의 숲을 아우른다. 필터로 본 풍경인가 하면 실제 리얼리티한 숲 풍경이 자리하고 있다. 바다 옆에 있는 바위 풍경과 홀의 모습은 더욱 그렇다. 실재의 풍경보다 더 가공된 풍경들은 색채도 마치 필터처럼 개별적이다.

가상의 숲 이미지를 더욱 마음 가득한 상상의 색채로 그린다. 지워내며 이미지를 중첩 시키는 그만의 기법처럼 특징적이다.

 

김정선은 추억의 이미지를 소환하여 회화작업으로 풀어왔다. 보편적인 사물이나 풍경의 이미지에 자신의 감성을 펼쳐내며 자신만의 시선을 통하여 새롭게 해석해낸다. 감각적인 이미지 선택, 그것을 담아내는 감성이 부드럽고 공감대를 지니는 것이 이채롭다.

 

안성규의 도시와 하늘풍경은 극히 일상적인 풍경처럼 보인다. 어쩌면 도시를 감싸고 있는 맑고 청아한 우아한 하늘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실 작가는 도시를 그리려는 것이 아니라 다만 하늘 아래 도시가 놓여 있는 것이다. 

마치 윌리엄 터너처럼 폭풍을 위해 하늘의 그림을 보여주듯, 도시 위에 있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조연으로 출연하는 것이다.

 

이이정은은 주변의 자연이나 풍경을 다시 내면으로 녹여내어 자유로운 형태의 감정으로 풀어낸다. 그것이 구상이거나 추상이거나 작가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 풍경들이 어떻게 작가의 마음속에 이입되고 부활하는가이다.

수평과 수직과 붓질의 하모니가 작가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이종송은 그만의 특유한 흙 벽화 기법을 창안해 섬세한 필치와 기법으로 자연의 고즈넉한 풍경을 천연 안료로 형상화 한다. 거칠면서도 온화한 화풍이 구성에서 탁월한 미적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매력이다.

 

이한정은 가장 담백하고 서정적인 화풍의 한국화가이다. 그렇다고 눈에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담아내는 고지식한 화가는 더더욱 아니다. 눈에 보이는 풍경을 마음에 맞는 색상으로 변형시키고 재구성하면서 한국화의 정통성을 이어가고자 한다.

화폭에 원근법과 낯선 색상들의 대비가 돋보인다.

 

장수지는 드물게 자신의 불안한 감정을 주제로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 이색적인 인물 화가이다. 일찍이 불안이라는 주제를 여성의 모습을 통해 여성의 불안과 인간의 불안을 드러낸다.

 

전봉열은 바다의 풍경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그러나 바다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지 않는다. 다만 그 바다를 모델로 자유롭게 창조적으로 변형시키며 회화로 전이시키는 초현실성의 독특한 구성법을 지키고 있다.

바다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적으로 만들어내는 비결도 거기에 있다.

 

정상곤의 작품은 여느 풍경화와 다르게 고요한 듯 거칠다. 정적인 풍경 속에 역동적인 붓질과 투박함이 화폭에서, 물감에서 생동감 있게 꿈틀거린다. 정중동이란 이런 것이다.

붓이 스쳐 지나갈 때 슬며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감흥, 그 감정이 화폭에 벌레처럼 살아 숨 쉰다.

 

최지현은 숲과 꽃을 중요한 모티브로 하며, 아주 충실한 기법으로 숲의 풍경을 담아낸다. 가득 찬 화면에 충만한 숲의 자태들은 작가의 여성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훌륭한 장식성을 곁들이고 있다.

 

이렇게 11명의 작가들은 각자의 예술적 시선으로 각각의 특질성과 독특한 표현 언어로 예술성과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다. 가장 이채로운 것은 이 작가들이 각자의 메시지와 표현으로 흔들리지 않고 반짝인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 작가들의 현 주소 뿐만 아니라 미래를 함께 지켜볼 것이다. 

곧 이어 1주년이 될 베버리힐스의 스캇엔제이 갤러리의 성장과 힘께 한국미술을 알리는 서울과 베버리힐스, 두 갤러리의 성장을 기대 해 본다.

 

I 글_김종근 미술평론가